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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휴대폰. 계단

2020. 10. 22 일단은.. 너무 좋은게 문제다. 떨어져 있으면 정말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내가. 지금. 계단을. 내려가고 있어. 라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말하고 있다. 미쳤다. 미쳤어. 그런데 또 이상한 건, 정작 만났을 때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어색한 분위기가 있다.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은 기류가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은 내 앞에서 간혹 생각에 잠긴다.. 마치 잠시 쉬면서 뭔가를 하려는 사람 같다. 그 시간에 기대서 쉬고 있는 것 같다. 생각에 잠겨 있으면, 나는 생각에 잠겨 있는 이 사람을 보고 있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도 아니고...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아잇, 시가 왜 갑자기 야사시한거야..

카테고리 없음 2020.10.28

불안

2020. 10. 20 아 나 대학교 1학년때 불안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키르케고르의 책을 읽었.. ..다가 말았다. 너무 어려워서 못읽음.. 여튼 뭐.. 오늘 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같이 있을 때 자꾸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웃고 넘어갔지만.. 자꾸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는 건 그다지 좋지 않다. 내가 계속 걱정하던게 있는데 오늘 잔펀치를 좀 맞은 느낌이 든다. 하아.. 그래서 난 그냥 Nobody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두꺼운 막을 뚫고 내가 들어가.... 는 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면???? 뭐지 그게? 지금 3주째인데.. 와 내가 이렇게 이런 순간을 오래 기다린 적이 있었나... 그 때 생각이 난다. 내가 몰핀을 그렇게 원했는데 다른 사람의 손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을때는 괴로웠다가 정작 ..

카테고리 없음 2020.10.28

밤. 별.

2020. 10. 19 한 밤중에 우연히 창을 열고 매우 자연스럽게 위를 올려다 보면 사람의 시선은 어둠이 아니라 별에 머물기 마련이라서 그래서 별을 보게 된다. 의도나 목적 없이 쉽게 그렇게 흘러가곤 한다. 사람의 게으른 습관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두리뭉술하게 우연이라고 부르면서 만남이나 관계의 시작에도 필연적으로 우연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곤 하는데. 정말일까? 거기에 정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을까? 생각해보자. 조금 힘이 들더라도. 나는 슬픔을, 고통을, 자신에 대한 실망을 잘 잊는다. 반면 너의 슬픔, 너의 고통, 너의 한숨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고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꿈이 있어도, 발버둥 쳐도, 선한 마음을 품고 움직여 봐도, 인간의 나약함, 이별을 하고 슬픔과 고통 끝에 ..

카테고리 없음 2020.10.28

선의

2020. 10. 19 굉장히 좋은 날이었다. 뭐가 좋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또 그냥 뭔가 좋다고 생각하는게 좋고. 그래서 그냥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뭔가 부족했었는데 그 때 마침 길에 떨어진 씨앗 하나를 발견한거다. 이 좋은 흐름에 화룡점정이 되어줄 뭔가가 필요했던 나는 그걸 주웠고, 온갖 좋은 의미를 붙여가며 이름을 지어주며 실체를 알 수 없는 기쁨과 기대를 사람들과 나누며 그것을 땅에 심었다. 그게 뭐든 어쨌든 씨앗이었기 때문에 땅에 심자 싹이 났고, 자랐다. 그리고 잊고 있었고, 한참이 지난 후에 마당을 살펴보니 그 씨앗은 제법 큰 나무가 되어있었고 거기에 열매가 열려있었다. 그 날의 분위기나 기분은 잊은지 오래지만 이 나무의 이름과, 사람들과 나눴던 기쁨..

카테고리 없음 2020.10.28

jay

2020. 10. 14 오늘 휴가 내고 좀 쉬었다. 확실히 쉬니까 몸도 마음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몸도? 아니구나. 몸은 망가짐.. 에고 허리야.. 그리고 나 질투 하는 것 같다. 좀 이상한 행동을 했다. 왜 그랬지?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 일단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나 자신을. 그리고 자만하면 안되겠다. 정신을 차리고 똑바로 걸어 가야 하잖아!!! 마음이 할 일과 머리가 할 일을 헷갈리면 어쩌자는 거냐... 그 사람의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달라고 조를게 아니라 오래동안 손을 잡고 갈 생각을 해야지...

카테고리 없음 2020.10.28

기부

며칠 전에 카라에 정기 후원을 신청했는데 오늘 굿피플에서 정기후원하라고 전화가 왔다. 예전에 지하철 타고가다가 광고를 보고 기부한 적이 있는데, 그게 ARS에 전화하면 천원이 기부되는 그런거였는데... 천원이 아니라 내 휴대폰 번호를 준거였다.. 흐흐.. 그래서 그때도 이미 정기후원을 하고 있어서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었는데 이 분들도 뭔가 루틴이 있는건지 때 되니까 다시 전화를.... 근데 엊그제 정기후원 하나를 추가했단 말이야... 세개를 하기에는 심리적 부담이... 음.. 경제적 부담이 아니라 심리적 부담이다.. 그까지꺼 못주겠어. 술을 그렇게 많이 쳐묵하는데...ㅠ 술 마실까 하고 고민하는 정도로만 기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면 좋을텐데.. 왜 이렇..

카테고리 없음 202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