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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별.

cini 2020. 10. 28. 08:45

2020. 10. 19

 

한 밤중에 우연히 창을 열고
매우 자연스럽게 위를 올려다 보면
사람의 시선은 어둠이 아니라 별에 머물기 마련이라서
그래서 별을 보게 된다. 
의도나 목적 없이 쉽게 그렇게 흘러가곤 한다. 

사람의 게으른 습관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두리뭉술하게 우연이라고 부르면서
만남이나 관계의 시작에도 필연적으로 우연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곤 하는데.

정말일까? 
거기에 정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을까?

생각해보자. 조금 힘이 들더라도.

나는 슬픔을, 고통을, 자신에 대한 실망을 잘 잊는다. 
반면 너의 슬픔, 너의 고통, 너의 한숨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고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꿈이 있어도, 발버둥 쳐도, 선한 마음을 품고 움직여 봐도,
인간의 나약함, 이별을 하고 슬픔과 고통 끝에 한숨을 쉰다는 사실을
이성과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수 많은 너를 통해서 깨닫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람은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우연히 창을 연게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거기에 끝도 없는 거대한 어둠이, 그 표면에 박힌 아주 작은 빛 조각이 나를 부른게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