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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휴대폰. 계단

cini 2020. 10. 28. 08:46

2020. 10. 22

 

일단은..
너무 좋은게 문제다.

떨어져 있으면 정말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내가.
지금.
계단을.
내려가고 있어.
라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말하고 있다.
미쳤다. 미쳤어.

그런데 또 이상한 건, 정작 만났을 때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어색한 분위기가 있다.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은 기류가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은 내 앞에서 간혹 생각에 잠긴다..
마치 잠시 쉬면서 뭔가를 하려는 사람 같다. 
그 시간에 기대서 쉬고 있는 것 같다.

생각에 잠겨 있으면, 나는 생각에 잠겨 있는 이 사람을 보고 있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도 아니고...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아잇, 시가 왜 갑자기 야사시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