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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2020. 10. 11 낚시 가는걸 취소하고 서울숲에 갔다. 지금 내가 낚시 갈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서울숲 고양이 배식은 정말 쉬운게 아니었다.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본다. 그게 난 조금 어색했다. 혼자는 못했을 것 같다. 나는 숲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적이 없었다. 대체 어떤 사람인거야.. 얼마나 강한 사람인거야.... 이렇게 말하면 강해서 그런게 아니라고 말하겠지. 하지만 자신은 알 수 없다. 말이 수레를 끈다고 해서 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당랑거철을 생각해 보면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 거다. 조금 충격적이고 이상한 그런 경험. 이 사람에게 마음을 홀랑 다 빼았겼는데. 집 값이 수십억이나 하는 동내에서 한 밤중에 혼자 그러고 있다니. 화가 난..

카테고리 없음 2020.10.28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2020. 10. 9 우리는 쓰기 시작한다. 종이 두 장에다 두 시간 동안 그 주제로 작문을 한다. 두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서로의 글을 바꿔서 본다. 사전을 찾아가며 상대방의 철자법을 틀린 것을 고쳐주고, 끄트머리에는 '잘했음' 또는 '잘못했음' 따위의 평가를 써준다. '잘못했음'을 받은 작문은 불속에 던져버리고, 다음번 작문시간에 같은 주제를 다시 다루게 된다. '잘했음'일 경우, 우리는 그 작문 노트에 다시 옮겨 적는다. 우리가 '잘했음'이나 '잘못했음'을 결정하는 데에는 아주 간단한 기준이 있다. 그 작문이 진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것들, 우리가 본 것들, 우리가 들은 것들, 우리가 한 일들만을 적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할머니는 마녀와 비슷하다'라고 써서는 안 된다. ..

2020.10.28

Moon palace - 폴 오스터

2010. 3. 22 그러면 그 자리에서 멈춰서. 그리고 그 그림을 봐. 그 방에 있는 다른 것들은 무시하고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그 그림을 봐야 해. 구체적으로 다양한 거리를 두고 그 그림을 봐. 3미터 떨어져서, 6미터 떨어져서, 바로 눈 앞에서, 그 전체적인 구도를 살펴보고 세부적인 사항들도 살펴봐. 어떤 노트도 해서는 안돼. 그 그림의 모든 요소를 기억할 수 있는지 알아 봐. 사람들의 모습과 자연적인 물체들, 캔버스에 찍힌 한 점 한 점의 색깔들을 모두 다. 하나하나의 정확한 위치를 외우면서 눈을 감고 시험해 봐. 그리고 다시 눈을 뜨고서 자네가 눈 앞에 있는 풍경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할 수 있는지 알아 봐. 자네 눈 앞에 있는 풍경화를 그린 화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할 수 있을지 말야.

2020.10.28